너무나 유명한 영화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런 잔잔한 영화들이 끌리는 걸 보면 나도 요즘 뭔가 휴식이 필요한가 싶다.
어쨌든 다시 보게 된
카모메 식당!
주인공 사치에는 핀란드의 헬싱키의 조용한 마을에서 일본 식당을 열고 있다. 매일 열심히 가게를 열고 음식을 준비하지만, 현지인들은 그곳을 힐끗거리며 궁금해할 뿐, 정작 들어가 보지는 않아서 여태껏 손님은 하나도 없다.
신기하게도 주인공의 얼굴은 그래도 밝다.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다. 수영도 하고 밤마다 합기도 오리걸음 같은 것으로 체력관리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런 식당에 어느 날 일본에 대한 동경을 가진 핀란드 청년이 들르게 되고, 그 청년은 일본 문화를 나누면서 이 식당의 단골이 된다. 그런 와중에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미도리와 인연이 되어 같이 지내게 되고, 식당일도 돕게 된다. 거기에 핀란드에 입국하면서 여행가방을 분실한 마사코까지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손님 하나 없던 식당이 낯선 인연들로 채워지고, 그러면서 손님들로 북적이는 식당으로 서서히 거듭나게 되면서 끝을 맺는다.
이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의 사연들이 더해지고, 이야기는 깊이를 더해간다. 미도리는 삶에 지친 어느 날 눈감고 찍은 지도의 장소로 여기에 오게 된 것이고, 마사코는 20년을 부모님 병간호를 하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우연히 보게 된 티브이 속 핀란드를 동경하여 오게 된 것이다. 정작 식당 주인 사치에는 어떤 이유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자세한 언급이 없다.
어찌 되었든 맨파워를 발휘한 탓인지, 사람들의 입소문인지 손님들은 하나둘 늘어가고 식당은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발 디딜 틈 없이 손님들로 가득 차게 된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흘러간다. 어떻게 보면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도 들어있는데, 장르가 코미디라는 건 잘 동의가 안된다. 그만큼 심각함은 없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명랑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핀란드의 대자연과 여유로운 풍경,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식당 속 개성 가득한 세 사람과 각자의 이야기들.
모두 외모부터 성격까지 캐릭터가 확고하다. 주인공 사치에 외에 미도리와 마사코는 만화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이런 류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들이 같이 출연한 경우가 꽤 있는 듯하다. 그만큼 케미가 좋은 듯!
그들은 지금은 함께하고 있지만, 그게 언제까지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고, 서로의 감정을 나누면서 낯선 곳에서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맛있고 정갈한 음식들과 탐나게 예쁜 주방의 식당에 이국적이고 멋진 핀란드의 배경까지! 그야말로 북유럽 감성! 이쯤 되면 좋아하는 건 다 있는 것 아닌가!!
어찌 보면 진짜 판타지 같은 얘기지만, 아주 불가능한 얘기도 아닌 듯하다.
어쨌든 사람 사는 건 다 같은 것 아닌가.
핀란드든 일본이든, 그곳이 어디든 주어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 아닌가.
"외로운 사람이 낯선 곳에 온다고 외롭지 않은가"
이 영화는 지친 이들에게 아련한 감상을 불러일으키고, 마음 뜨뜻해지는 일상 속 작은 행복을 깨우쳐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문을 걸어본다.
"코피 루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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