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사는 게 대단한 것 같다가도, 한편으론 진짜 별 것 아니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국 산다는 건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온갖 풍파를 견뎌내며 다시 육지로 돌아오는 과정 같은 것 아닐까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절실히 느끼는, 사는 건 무엇인가 하는 물음!
정답이 없다는 게 정답!
어쩌다 보게 된 드라마 속에서 어쩌면 이 물음의 답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의 콘텐츠인데, 우연히 끌려서 보게 되었다.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영화인 줄 알고 보니, 드라마고 총 50분 정도의 4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주인공이 카모메 식당의 주인으로 나왔던 배우다.
이야기는 작은 동네의 가게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던 주인공의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돌아가시게 되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출판사의 편집장으로 소설가 야마구치 씨와 깊은 교감을 하는 사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공교롭게도 출판사에서는 구조조정 바람을 맞아, 전혀 다른 업무부서로 이동하게 되면서, 그냥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하던 식당을 자신만의 샌드위치 가게로 만들어 새로운 날들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그 동네에서 머무르고, 벗어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도 모두 동네 사람들이다.
깐깐해 보이지만 따뜻하게 이웃들을 아우르는 카페 사장 할머니와 명랑한 카페 알바생 유키와, 주인공의 가게에서 알바를 하는 묵묵 하지만 든든한 시마, 문방구 주인 스다 씨와, 꽃가게 주인 야마다 씨 등 모두 주인공의 주변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다.
거기에 주인공의 삶 속으로 깊이 스며든 고양이 다로까지.
다들 각자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고양이 다로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에 대해 다시 알게 되고, 배다른 형제까지 만나게 되는 등의 사건들이 있지만, 모두 정말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지나가버려서 이게 별일이었나 싶기도 하게 연출이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단한 사건이나 감정의 소요 없이 진짜 잔잔하게 이어졌다가 마지막까지 끝을 맺는다.
보면서 마음이 정말 편안한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아마 대단한 사건이나 감정 폭발 같은 것들이 없어서 더 그런 게 아니었나 싶다. 산다는 건 요란한 것 같지만, 결국 들여다보면 이렇게 잔잔하게 흘러가는 거니깐 말이다.
다 보고나니 한 편의 영상동화를 본 것 같기도 하고. 힐링되는 느낌도 든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들은 모두 자극적이고 뭔가 대단한 것들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듯한데, 그런 시류 속에서 이런 드라마 너무 바람직하다.
다 보고 나니, 원작도 궁금해진다.
조만간 원작도 잘 읽어봐야겠다.
복잡하고 정신없고 바쁜 삶에 지친 분들에게 잠시 비움을 경험하게 해주는 영상이지 싶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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