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아주 작은 거짓말부터 큰 거짓말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자의든 타의든 거짓말을 하고 산다.
여기 작은 거짓으로 시작해서 자기 자신까지 속여버린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영화 리플리.
주인공 이름인 톰 리플리(맷 데이먼).
그는 뉴욕에서 피아노 조율사로 일하고, 호텔에서 벨보이도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다. 어느 날 우연히 빌려 입은 프린스턴 학교의 재킷으로 그는 피아니스트 노릇을 하게 되고, 우연히 선박 회사의 거부인 그린리프 씨의 눈에 들게 된다. 그는 같은 프린스턴 동문인 그의 아들 디키를 이태리에서 잘 구슬려 데려와 달라는 부탁을 거액의 사례금과 함께 제시한다. 이에 톰은 얼떨결에 갑작스레 뉴욕을 떠나게 된다.
뉴욕을 떠나는 순간부터 그의 삶은 예전의 그것과는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톰은 이태리에 도착해 디키 그린리프와 그의 약혼녀인 마지를 만나 그들의 환심을 사게 되고, 그들과 함께하는 본격적인 생활이 펼쳐지게 된다.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부유한 상류층의 호화롭고 여유로운 삶은 그에게는 꿈과도 같은 시간들이었을 것이다.
디키와 단짝이 되고, 마지에게도 호감을 얻은 톰은 그들과 여러 사건들을 함께 공유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디키는 자유로운 영혼이었고, 마지를 사랑했지만, 다른 여자들도 놓지 않았다. 점점 깊숙이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가게 된 톰은 급기야 디키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품게 되는 듯 보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와 함께 그런 풍요로운 삶이 계속 이어지길 바랬던 것 같다.
톰은 거짓으로 꾸며낸 자신이 진짜가 된 듯했을 것이다.
하지만 디키는 변덕이 심했고, 어느 순간 톰에게 질린 듯, 이별을 선언하고, 마지막으로 이별여행을 떠나는데, 단둘이 바다 한가운데 요트 위에서 둘은 심하게 다투게 되고, 모욕적인 말에 급기야 톰은 디키를 살해하고 만다.
우발적인 범행이었지만, 톰은 마치 계획했던 것처럼 요트와 디키를 처리하고, 돌아와서는 태연히 디키 행세를 하게 된다. 처음부터 자잘한 거짓들은 아무렇지 않게 했던 톰은 이제 본격적으로 디키처럼 행동한다. 사람 흉내에 능했던 그는 디키의 옷을 입고, 그의 반지를 끼고 다니며, 그의 서명을 위조하며 돈을 물쓰듯 쓰고 다닌다.
아마 톰은 이때 마치 자신이 디키가 된 거라 착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한번 시작된 거짓말은 더욱 많은 거짓말을 낳게 되고, 그의 비밀을 알게 된 디키의 친구 프레디마저 살해하게 된다. 머리가 비상했던 그는 철저히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았고, 디키는 스스로 자살한 것처럼 잘 꾸몄다. 단 한 사람 디키의 약혼녀 마지만이 톰을 의심하지만, 이태리 경찰과 디키의 아버지도 완벽하게 속이는데 성공을 한다. 그는 덩달아 디키의 유산까지도 상속받게 되다니 참 아이러니했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걸 보여주듯, 곳곳에서 그 비밀이 새어나갈 장치들이 자꾸만 나타나게 되고,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그는 점점 무너져 내리게 되어, 자신조차 자신이 누구인지 헷갈려하는 지경에 이른다. 마치 질주하는 경주마처럼 그의 거짓을 밝혀내려 하는 자들을 그는 차례차례 없애나간다.
조용히 시작한 영화는 중반 이후 디키의 죽음부터는 본격적인 스릴러물의 진가를 보여주듯, 몰아치듯이 아주 심장을 쪼여오는 긴장감을 내내 유지하게 한다. 어느 순간 나도 마치 톰 리플리가 된 듯 한 몰입감이 굉장하다. 이게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인 듯하다. 한편 이 긴장감은 마치 주인공 톰 리플리의 심리를 생생히 드러내 주는 듯 보인다.
다 보고 나면 아주 잘 만든 영화란 생각이 든다.
풋풋했던 맷 데이먼을 비롯한 대배우들의 모습도 너무 매력적이다. 주드 로의 섹시함이란.
사람은 누구나 욕망으로 가득 차 있겠지만, 욕망이 나를 지배해버리는 순간 괴물이 되는 것 같다.
거짓,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쓰고 싶은 거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화제작. 거짓에 혹은 진실에 얼마나 근접했는가. 애나만들기. (0) | 2022.04.27 |
---|---|
그들만의 특별한 취향존중 로맨스. 넷플릭스 추천작. 모럴센스. (0) | 2022.04.06 |
넷플릭스 추천 영화. 킹덤 아신전 후기. 신뢰의 댓가는 혹독했다. (스포 주의) (0) | 2021.08.16 |
영화 끝까지 간다. 기막힌 불운과 우연의 끝은. (0) | 2021.06.16 |
넷플릭스 추천 드라마. 미국판 중세 하이틴 로맨스. 브리저튼. (0) | 2021.06.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