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장례절차 및 비용 생생후기. Feat. 집사는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
본문 바로가기
알아두면 쓸모있는 후기들

고양이 장례절차 및 비용 생생후기. Feat. 집사는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

by yourstarry 2021. 8. 23.
728x90

동물은 반려하는 사람들은 어렴풋이 언젠가는 이별을 하게 될 거란 생각을 안고 산다. 동물들의 수명은 사람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짧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때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고, 갑작스러운 이별은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동반한다.

 

나의 첫 반려묘도 그렇게 너무나 갑작스럽게 내 곁을 떠났다.

 

길 아이들을 돌보다 우연히 구조하게 된 아이였고, 첫 아이였던 만큼 나에게는 모든 것이 너무 소중한 추억이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었고, 불과 1주일 전에는 병원에서 종합검진까지 받고 이상 없음을 확인했던 터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야말로 멘붕이 왔다.

 

갑자기 쓰러져 숨이 끊어진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아이는 싸늘해져 있었다. 한가닥의 희망을 품고 심폐소생술을 진행해보았지만, 결국 그렇게 아이는 떠나고 말았다. 참고로, 심폐소생술에도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원장 선생님께서 비용을 따로 받지는 않으셨다. 

 

이렇게 쉽게 갈 수 있는 건가. 어떤 예고도 징후도 없이도 이렇게 갈 수 있는 건가.

 

병원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고, 확인을 위해서는 부검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이를 안고,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그래도 집사 잘 만나 행복하게 살다 갔다고 위로해주시며, 장례 관련해서 업체를 소개해주셨다.

 

전혀 아무런 준비도 정보도 없던 터라, 일단 주신 상자에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와서는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둘째 묘도 어리둥절해하며 싸늘히 식은 첫째 아이 근처에 다가오지 못하고 맴돌기만 했다. 그냥 아이 앞에서 밤새 울기만 하다, 불현듯 아이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 정신이 퍼뜩 들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소개해준 업체도 있었고,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검색도 해보았다. 반려동물의 장례나 업체나 비용,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소개해준 고양이 장례업체에 연락을 해보니, 픽업도 해주신다고 한다. 정신이 없던 터라 일단 아침에 픽업을 요청해놓고, 울다 졸다 날이 밝았다.

 

아주 깔끔하게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분이 와서 나와 친구와 아이를 태워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경기도 포천인가 아주 먼 곳이었다.

 

아주 구비구비 한적한 길 안쪽으로 번듯한 건물이 세워져 있었는데, 거기가 반려동물 전문 장례식장이었다.

 

입구는 이렇게 먼저 간 다른 아이들에게 보낸 집사들의 절절한 메모들이 빼곡했다. 내부는 아주 쾌적했다. 

 

메모들
고양이 장례업체 내부에 집사들의 메세지모드
내부모습
고양이장례업체 내부 모습

 

 

일단 장례지도해주시는 분과 먼저 상담을 받게 되는데, 이건 사람 장례식과 거의 비슷한 듯했다.

 

절차와 비용과 옵션 등등 설명을 해주시고, 선택을 하면 절차가 시작되는 것이다.

 

먼저 아이를 화장하는 비용이 25만 원, 그리고 화장한 아이를 담는 용기, 나는 나무 항아리를 선택했는데, 이건 35만 원인가 했던 것 같다. 특수한 나무를 쓰고, 향기가 매우 강했는데, 여기에 부패 없이 보관을 7년까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를 깨끗이 닦아주는 비용, 사람으로 치면 염하는 비용이 8만 원 남짓(이건 하지 않았다), 수의 비용이 35만 원인가 했었고, 관 비용이 25만 원, 그리고 관에 꽃을 장식해주는 비용이 20만 원인가 했다. 수의랑 관이랑 꽃 장식 등등은 모두 옵션이고, 또 일반과 고급이 있어서 선택을 할 수 있다. 물론 고급은 더 비싸다. 그리고 픽업을 오시는 비용도 5만 원, 다시 태워다주시면 그것도 다시 5만 원의 비용이 든다. 

 

사실 경황이 없어서 정확히 세부내용이 기억나지 않지만, 여차저차 모든 비용이 147만 원! 두둥!

 

보통 그냥 화장만 해서 숲이나 산에 묻어주거나 하시는 분들도 많은 듯했다. 화장만 하는 비용은 보통 2~30만 원 남짓이고, 여기에 유골함을 추가하면 또 몇십만 원이 더 든다.

 

일단 위의 옵션을 모두 선택하고 나면, 우리 아이를 위한 방이 준비되고, 안내를 해주신다. 이 방 안에서 아이와 이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먼저, 아이와 집사가 충분히 이별하도록 시간을 주시고, 다음 장례지도사분들이 와서 아이에게 수의를 입히고, 관에 넣고, 꽃장식까지 해주시는데, 이 과정들을 모두 볼 수가 있다.

 

지금도 이 사진을 보면 너무 먹먹해진다. 가는 길 꽃 길되라고 잘 꾸며주셨다.

 

꽃으로 장식된 관
장식된 관

 

이 과정 후에도 충분히 아이를 보내도록 시간을 주신다. 전체적으로 오전에 시작해서 오후에 끝나는데, 최소 2~3시간 이상은 걸리는 듯하다.

 

그렇게 아이는 조그만 나무 유골함에 담겨 나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당장 어디에 묻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와의 추억이 있는 곳에 이렇게 데리고 다닌다. 사실 생전에는 꿈도 못 꾸는 일이지만, 지금은 말없이 이렇게 잘 따라다닌다.

 

참고로 아이의 유골로 스톤을 만들 수도 있다. 스톤은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하시는 분들도 꽤 많으시다고 한다.

 

놓여진 나무유골함
유골함

 

반려동물의 장례업체들도 요즘은 꽤 많이 생겨난 듯하다.

 

다시 경험하고 싶지는 않지만, 꽤 전문적으로 진행을 해주시고, 장례지도사분들도 정말 친절하고, 사람 장례 못지않게 격식 있게 잘 진행해주시는 것 같았다.

 

단, 모든 절차를 다 하려면 꽤 많은 장례 비용이 든다는 건 알아두어야 한다. 어찌 되었든 집사는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

 

처음엔 정말 죽을 것 같았는데, 역시 시간이 약이라 아이를 보낸 지 수개월이 지나서야 이렇게 정보 공유를 한다. 보내고 나면 못해줬던 일들만 가득 생각나는데, 후회 없도록 아이들과 많이 추억을 쌓으시길 추천드린다.

 

집사님들 모두 모두 파이팅!

 

고양이 눈병. feat. 안약과 치료 및 진료비 후기.

고양이 피부병 종류. 증상과 치료 후기.

고양이 종합검진비용. 집사는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고양이 입냄새와 치주염 후기. 발치와 전발치 생생후기.


 

728x90
반응형

댓글


TOP

TEL. 02.1234.5678 /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