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맛있는 식당을 만나는 건 행복이다. 그래서 늘 열심히 맛집들을 검색하곤 하는데, 이번에 제대로 된 발견을 해버렸다. 광명사거리역 먹자골목 옆 한 블록 지나서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 이곳은 마치 연남동이나 과거 홍대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의 가게들이 꽤 많다.
와인바에 이자카야, 라멘집, 책방, 디저트 맛집 등등 내가 좋아하는 곳들이 많다. 그래서 먹자골목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이곳에서 오늘 소개할 곳은 두손식당이란 곳이다. 겉으로 보면 그냥 지나칠 만큼 평범한 곳이지만, 조명이나 분위기가 들여다보면 심상치가 않다. 게다가 여기는 대창 덮밥 맛집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입구에 세워진 팻말에 대표 메뉴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역시 대창 덮밥이 딱 나와있다. 저녁에는 나베와 짬뽕탕, 꼬치와 하이볼 등 술집으로도 영업을 하시는 모양이다.
자리에 앉으면 먼저 메뉴를 가져다주시는데, 식사 메뉴와 저녁 메뉴가 나뉘어 있고, 저녁에는 주로 안주 위주의 메뉴들이다. 우린 식사를 하러 왔기에 고대하던 대창 덮밥 정식(11000원)과 부타동 정식(10000원)을 주문해보았다.
점심은 3시까지라고 되어 있지만, 저녁에도 덮밥 주문은 가능하다. 일요일은 휴무라고 되어 있다.
식당 내부는 이렇게 원 테이블로 둥글고 긴 바로만 되어 있어서 1인도 2인도 부담 없이 앉아서 식사하기 좋다. 그리고 꽤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밖으로는 또다른 맛집들도 보이고, 늘 궁금해하던 책방도 보인다.
먼저 앉으면 앙증맞은 유리병에 차 한병과 컵을 가져다 주신다. 자리마다 작은 통에 락교와 집게 그리고 작은 접시가 있어서,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다.
보면 볼수록 아늑함 가득한데, 한편으로 하이볼 소개가 되어 있다. JMT라니. 하이볼은 못 참지! 그래서 얼른 얼그레이 하이볼 한잔(7000원) 주문해보았다. 그리고 인스타에 태그 하면 음료도 무료 서비스하신다고 한다.
늦게 주문했지만, 가장 먼저 얼그레이 하이볼이 나왔다. 귀염진 고양이 수저가 꽂혀있고, 큼직한 레몬 조각에 얼음들이 시원한 느낌 더해준다.
바닥에 위스키가 깔려있는 듯 한데, 수저로 잘 저여서 마셔야 한다. 빛깔은 이렇게 진한 브라운빛이다. 맛을 보면 달달한 얼그레이 맛에 진한 위스키 맛이 강렬함 제대로다.
부담 없이 마시기 좋다 싶다가도 간간이 진한 알코올이 올라온다. 알쓰인 나는 둘이서 나눠 마시고도 살짝 취기가 올랐다. 한 번씩 즐기기엔 좋은 메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식사가 제공되기 시작한다. 먼저 부타동이다. 일본 여행가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아이도 비주얼이 아주 근사하다.
기본찬은 간장 연두부와 깍두기, 그리고 디저트로 포도다. 기본장국도 함께 제공된다.
주인공 부타동이다. 잘 그을린 삼겹살 구이 위로 핑크빛 생강 꽃이 피어있고, 잘 익은 타마고 하나에 생와사비까지 빈틈없이 세팅되어 있다.
그리고 연이어 나온 대창 덮밥! 역시 비주얼이 장난 아니다. 기본찬과 장국 동일한데, 와사비만 따로 나와 있는 것이 다르다.
요 먹음직스러운 대창의 자태! 생양파와 고기들, 파와 김, 그리고 계란 노른자까지 완벽하다.
말없이 먹방을 시전 해본다. 먼저 부타동의 삼겹살 한점! 빛깔이 예술이다. 일본서 먹었던 부타동은 삼겹살이 아니었는데, 이건 삼겹살이다. 아마 더 고소함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싶다.
밥 위에 고기 한점, 그 위에 핑크 생강, 그리고 와사비 조금! 완벽 조합이다. 달콤 짭조름한 간장소스에 고소함 가득한 두툼한 삼겹살에 상큼한 생강과 깔끔한 와사비가 너무 잘 어울린다. 첫 입은 그냥 감탄이다.
부타동은 고기를 걷어보면 밥과 간장소스 그리고 양파가 가득 들어있어서 잘 비벼 먹으면 더 맛나다.
라멘집에서나 볼 수 있는 이 간장 타마고도 부드럽고 맛나다. 굿굿!
이제 대창 덮밥도 맛을 본다. 먼저 대창 하나 집어 올려 맛을 보니 극강의 고소함 그대로인 그 대창 맛 맞다. 이건 악마의 맛이다. ㅎㅎ
대창 덮밥은 계란 노른자를 탁 터트려서 이렇게 잘 비벼서 먹는 게 레시피다.
잘 비빈 밥 위로 대창 한점 올려서 앙! 극강의 고소함과 감칠맛에 그냥 행복해지는 맛이다. 그러면서 대창을 은근 아껴먹게 된다는. 맛있다! 대창이 엄청 많지도 않지만, 그래도 적지 않게 들어있다.
그리고 괜히 추가로 주문해본 오꼬노미야끼(10000원)! 모르겠다! 일단 먹는 거지 뭐! 사이즈는 앙증한 편이지만, 가쓰오부시가 엄청 두툼하게 토핑 되어 있다. 간간이 베이컨 조각들과 양배추 조각도 보인다.
이렇게 우리의 푸짐한 한 상이 완성되었다. 두둥! 바 위에 놓인 건 부족하면 더 가미하라고 주신 간장병과 매운 양념가루 통이다.
오꼬노미야끼는 많이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데 속에는 여러 해물들이 들어있고, 입에 들어가면 술술 녹으면서 가쓰오부시의 짭조름함이 가미되어서 궁합이 좋다. 술안주로 아주 그만이다.
무려 3가지 메뉴에 하이볼까지 먹어서 배를 두드리며 나오는데, 요런 귀염이 조명이 딱 보인다. 탐나는 물건이다.
새롭게 발견해버린 광명사거리 대창 덮밥 맛집 두손 식당! 대창 덮밥이 유명하다지만 다른 메뉴들도 다 정성 가득하고 맛이 훌륭하다. 그래서 이젠 단골 해버릴 거야 다짐한 곳!
식사하기에도 좋지만, 저녁에는 술 한잔에 맛깔난 안주 곁들여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도 너무 아늑한 공간이다. 좋은 발견이었다. 광명사거리 맛집을 찾으신다면 여긴 무조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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