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이 되면 어김없이 단골 메뉴로 떠오르는 여름 보양식 추천 메뉴라면 바로 삼계탕이 대표적일 것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물가가 오르고, 정말 작은 사이즈의 삼계탕도 15000원은 줘야 하는 요즘, 난생처음으로 삼계탕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근데 만들어보니 생각보다 너무 쉬워서 놀라버린 삼계탕 맛있게 끓이는 법을 소개해본다.
재료는 간단하다.
닭 한마리(중 이상) 통마늘 10개 이상 인삼 등 한방재료들(나는 한방초 키트로 사용했다) 찹쌀 2컵(현미찹쌀로 사용) |
시장 닭 가게에서 닭은 7000원, 한방초는 2000원 해서 모두 9000원에 데려왔다. 인삼을 넣으면 더 좋겠지만, 가성비 좋은 한방초도 충분하다.
한방초 파우치 안에는 대추를 비롯해서 황기, 상지, 오가피나무, 헛개나무, 대추, 당귀 등이 든 파우치가 들어있어서 여러 번 물에 헹궈서 넣어주면 간편하다. 마늘도 마침 있는 데로 꺼내보았다. 한방초와 마늘은 맛도 그렇지만 닭의 잡내를 잘 잡아주는 역할도 해서 필수로 넣어주는 것이 좋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찹쌀밥용 쌀은 현미찹쌀을 2컵 불려놓았다. 30분 정도 불려놓으면 된다. 사실 일반 찹쌀이 맛은 훨씬 좋은데, 집에 이것뿐이라 이걸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것도 맛은 괜찮다.
닭 가게에서 생닭은 미리 다 손질을 해주셔서 따로 손볼 곳은 없었는데, 혹시라도 항문 쪽에 기름기 같은 것이 있으면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닭은 여러 번 잘 헹궈서 핏덩이나 불순물을 잘 제거해서 준비해놓으면 된다.
닭이 생각보다 꽤 크다. 냄비가 큰데도 다리가 삐져나왔다. 겨우 다듬어서 넣어주고, 한방초와 마늘도 넣어준다.
불린 현미찹쌀은 넉넉한 면포에 잘 싸서 입구를 잘 묶어둔다.
사실 삼계탕은 닭의 뱃속에 찹쌀을 비롯해서 이것저것 넣어주고 꿰매거나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너무 번거로워서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쌀은 면포에 싸서 했다. 어릴 적 엄니도 이렇게 해주셨었다. 아니면 그냥 다 같이 넣고 끓여도 그만이다. 어차피 나중에 닭죽으로 먹을 테니 말이다.
모든 재료가 준비되면 이제 냄비에 물을 부어 준다.
물은 닭이 잠길 정도로 넉넉히 부어줘야 한다.
이제 기다림의 시간이다. 중불 이상으로 최소 1시간은 끓여줘야 한다. 재료만 준비되면 사실 끓이기만 하면 되니 간단하다. 간을 할 필요도 없다.
1시간 남짓 지나면 한방초에서 특유의 향기와 빛깔이 닭과 국물에 모두 스며들어 그럴듯한 한방 삼계탕의 비주얼로 변모한다. 냄새도 너무 좋다.
냄비를 열어보면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물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더 보충해줘 가면서 끓여주면 된다.
완성될 즈음에 소금과 후추 조금 섞어서 준비해둔다.
1시간의 기다림 끝에 비로소 삼계탕이 완성되었다. 국물이며 닭의 빛깔이며 근사하다. ㅎㅎ
맛있게 끓고 있는 삼계탕의 영상을 남겨본다.
이제 본격적으로 닭은 따로 꺼내서 준비해둔다. 김이 모락모락 살이 야들야들 부드러운 게 군침이 절로 돈다.
소금과 김치도 준비 완료!
한방초 향기와 맛을 고스란히 입은 닭은 빛깔부터 남다르다. 아주 잘 익었다.
사이좋게 닭다리를 하나씩 들어 올려본다. 닭다리가 아주 오동통하다. 사 먹는 삼계탕이 이리 실한 건 본 적이 없는데, 너무 뿌듯하다.
소금에 찍어서 냠냠! 닭 비린내 하나 없이 담백하고 너무 맛있다. 퍽퍽 살도 부드럽고 촉촉해서 먹기가 좋다.
닭을 어느 정도 먹고 나서 잘 익은 현미찹쌀밥도 면포 안에서 꺼내보는데, 급한 마음에 이미 먹고 나서 사진을 찍어버렸다. 윤기가 자르르하니 아주 잘 익었다.
그냥 먹어도 너무 찰지고 맛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국물에 풍덩 빠뜨려 죽으로 먹는 게 제일 맛있다.
얼른 현미찹쌀밥은 국물에 잘 떼서 넣어준다. 밥도 면포에서 잘 떨어져서 어려운 건 없다. 닭고기도 남아있는 아이들 모두 국물에 넣어준다. 넣어서 다 같이 한 번 더 데워줘도 되고 그냥 먹어도 된다. 나는 그냥 먹었다.
국물과 합체하여 닭죽으로 새로 태어난 아이는 소금 간 조금 가미하면 세상 꿀맛이다. 특유의 감칠맛과 찰진 식감이 어우러져 너무 맛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닭죽! 국물이 아주 진국이다. 진짜 보양식 그대로다.
둘이서 먹었는데도 닭고기도 먹고 닭죽도 먹으려니 2컵의 밥이 많았던지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남은 아이는 잘 보관해서 데워먹으면 또 한 끼를 영양식으로 든든히 먹을 수 있다.
진짜 처음 시도해본 삼계탕! 해보니 생각보다 너무 쉬워서 놀랐다. 집에서 뭔가를 하는 것은 번거롭기는 해도, 이건 재료만 준비해서 끓이기만 하면 되니 요리랄 것도 없는데, 맛은 진짜 최고! 게다가 9000원으로 몇만 원 버금가는 양의 삼계탕을 만들 수 있으니,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사 먹지 말고 해 먹는 게 가성비는 확실한 것 같다. 내가 했지만 너무 뿌듯했다.
아직 복날이 더 남아있다. 삼계탕집에서 힘들게 줄 서지 말고, 간단히 삼계탕에 도전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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